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8호 인터넷트렌드
소셜 소프트웨어, 재밌다
나로부터 시작하는 네트워크

최호찬  
조회수: 1896 / 추천: 53
지금 인터넷에서 관심이 집중되는 가장 뜨거운 용어 중의 하나는 바로 ‘소셜 소프트웨어(Social Software)’일 것입니다. 어떤 이는 몇 년 전부터 계속 있어왔던 것을 가지고 언론과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또다시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소셜 소프트웨어라 불리는 것들의 특징에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었을지는 모르나 인식하지 못했던 효과와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새로운 개념은 다양한 정의를 달고 나오기 마련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불명확하고 다양한 개념들 속에서 저도 소셜 소프트웨어에 대해 확실히 파악하고 있지 못합니다. 다만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과 소셜 소프트웨어라 불리는 서비스들의 공통점, 저의 사용경험들을 통해 추론하고 배워 나가는 과정입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을 이 글에서 실천해 보도록 하겠고, 애프터서비스는 제 블로그의 ‘Social Software’ 카테고리에서 지속적으로 해나가겠습니다.

소셜 소프트웨어가 뜨겁다
그럼 소셜 소프트웨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부터 해결해 봅시다. 소셜 소프트웨어를 우리말로 거칠게 옮기자면 ‘사교(社交) 소프트웨어’ 정도가 될 겁니다. 즉 ‘사람들끼리 사귀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라는 의미입니다. 이 말에 핵심이 들어있습니다. 소셜 소프트웨어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사람들과의 관계, 모임 안에서 이룰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인 것입니다. 그리고 ‘다섯 가지 장치들(아이덴티티, 존재, 관계, 대화, 모임)의 몇 가지를 조합해서 사용하는 것’(sylloge)입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그것은 특정한 욕구일 수도 있고 사람들을 사귀는 것 그 자체일 수도 있습니다.

이쯤에서 생기는 또다른 궁금증은 기존의 커뮤니티나 그룹웨어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하는 것일 겁니다. 그것은 ‘소셜 소프트웨어는 관계 맺고 싶어하는 개인들의 욕구를 지원하는 것에 바탕을 두고 있고, 그 욕구들은 개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임 안으로 끌려 들어가게 됩니다. 이것이 사람들을 모임 안에 조직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정의하는 그룹웨어의 접근방식과의 큰 차이’(Darwin Magazine)입니다. 그리고, ‘소셜 소프트웨어가 다른 커뮤니케이션 툴들과 다르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점은 모임이 각자의 고유한 권리를 갖고 있는 존재라는 점입니다. 어떤 모임은 다른 모임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고립되어 있는 개인을 관찰하는 것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행동들, 즉 플레이밍(flaming)이나 트롤링(trolling) 또는 신뢰나 평판에 대한 관심과 같은 특이한 사회적 결과를 보여줄 것’(shirky.com)이라는 점입니다.

기존 서비스들과의 차이점은?
굉장히 많은 인터넷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들 중에서 무엇이 소셜 소프트웨어이고 무엇이 아닌지 구분할 수 있는 경계는 현재까지 매우 흐릿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다음(Daum)의 카페 서비스는 개인들의 다양한 요구에 따라 수많은 카페가 만들어지고 없어지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음 카페도 소셜 소프트웨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제 기준으로 볼 때는 아닙니다. 그 이유는 다음 카페의 경우, 사용자가 카페에 소속되고 그 안에서 지위를 부여받기 전까지는 아무 의미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셜 소프트웨어는 자신을 중심으로 사람들을 사귀며 네트워크를 만들고 그것을 통해 원하는 것을 충족하기 위한 모임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곧 ‘아래로부터 만들어지는 방식(Bottom-up)’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싸이월드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는 소셜 소프트웨어의 개념과 매우 흡사한 ‘촌수로 따지는 인맥 맺기’ 개념을 전면에 내세웠었으나 현재는 미니홈피의 ‘나의 1촌’ 정도로 축소되었고 즐겨찾기와 거의 같은 용도로 사용되고 있을 뿐입니다. 싸이월드 서비스 초기에도 현재 소셜 소프트웨어의 접근방식이나 목적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만, 지금에서야 전세계적으로 소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부각되는 이유는 전세계 인터넷 사용자수가 당시에 비해 절대적으로 늘어났다는, 이를테면 소셜 소프트웨어가 끓어오를 수 있는 끓는점을 넘어섰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인터넷의 숨겨진 의미?
요즈음 인터넷 서비스들의 변화방향은 각 분야가 개인을 중심으로 시작하고 그것이 사회적인 연결망, 즉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인터넷이 현실을 닮아가고 또 그것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에 대한 반증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소셜 소프트웨어의 다양한 변화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인터넷의 본질은 무엇이고 미래의 인터넷은 어떻게 변화해 갈지 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그래서 막대한 벤처 자금들이 소셜 소프트웨어 업체들로 몰려들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구요.

앞에서 말씀드렸던 대로, 이후 소셜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내용은 제 블로그의 Social Software 카테고리(http://hochan.net/archives/cat_social_software.html)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나갈 예정입니다.

인용글 출처
sylloge [http://www.sylloge.com]
Darwin Magazine [http://www.darwinmag.com]
shirky.com [http://shirk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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