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호 칼럼
진대제 장관에게 바란다

전응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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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대제 장관님,

장관님께서 처음 장관으로 임명되셨을 때, 저에게 들었던 걱정은 세간의 시비거리와는
좀 달랐습니다. 한쪽에서는 장관님의 공직자로서의 자격에 대한 시빗거리로 자식의 병역과 외국국적문제 또는 건강보험 수혜나 주민세 부담같은 문제들이 터져 나왔고, 또 다른 쪽에서는 장관님께서 화려한 경력을 쌓으셨던 삼성전자의 전략적 포석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소리도 나왔지만 저는 사실 그런 문제에 대해서도 그렇게 민감하지 않았습니다.

장관님께서 직접 밝히셨던 것처럼 앞으로 우리나라가 5년 내지 10년후에 먹고 살 거리를 제시하시기 위하여 신성장 동력과제에 주력하시겠다는 의지와 포부에 대해서 사실 저도 장관님께 남들처럼 기대가 많은사람입니다. 물론 그 신성장 동력과제 중에서 3개 과제를 맡은 소프트웨어진흥원장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CEO를 지내신 분을 임명하시고 나서는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계시지만 저는 사실 그 문제에 대해서도 좀 더 두고볼 문제라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장관님, 그렇지만 그런 모든 문제를 떠나서 저는 장관님께서 한국통신의 주식은 포기하시면서도 1만주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식과 7만주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스톡옵션은 여전히 백지신탁상태로 유지하시겠다는 결정에 대해서는 제 상식으로도 이해가 안갑니다. 이해관계의
상충(conflict of interest)을 피하는 것은 장관님께서 좋은 교육을 받으셨던 미국사회에서도 하나의 상식이 아니었나요? 국가발전을 위해 미래의 실질적인 성장산업분야를 일구시겠다는 장관님의 헌신적인 의지가 우리나라 정보통신 정책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업체의 주식에 집착하시는 장관님의 태도 때문에 오해받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장관님, 통신서비스에 대한 규제분야는 관리들에게 맡기겠다고 하셨나요? 그런데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서는 산하정책연구기관의 장도 반대하고 실무자들도 반대하고 있는데 왜 장관님은 실명제를 민간에까지 확대하는 방향으로 끌고가고 계신가요? 최근에 공청회를 가진 통신망보안을 위한 정보통신망법에 대한 개정안에 대해서도 저희들은 우려를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부의 관리들은 프라이버시보호나 익명의 권리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둔감한 걸까요? 장관님께서 역설하시는 것처럼 정통부는 5-10년후에 먹고 살 거리를 걱정하느라 인간의 존엄성이나 권리는 한가하고 배부른 자의 타령으로만 보고 있는 건가요? 장관님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이 원천기술은 취약하고 고작 조립해 쓰는 수준이라고 지적하실 때엔 저도 깊이 공감했었습니다. 그런데 장관님 우리나라의 정보통신정책에서 시민적 자유와 권리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수준이 기술로 치면 아직 조립도 못하는 수준이라고 한다면 그건 어쩌시겠습니까?
장관님, 통신서비스에 대한 규제분야에서도 장관님께서 얻으신 별칭 미스터 칩스처럼 미스터 정보인권이 되실 수는 없으실까요? 그것도 요즘 유행어처럼 글로벌 스탠다드로 말이지요. 아무쪼록 네트워커지가 진장관님께 미스터 정보인권상을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물론 저희는 정보인권침해상도 따로 준비해 놓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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