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0호 게임
WestWood 스튜디오 첫번째 - 지혜의 땅

김상현  
조회수: 3249 / 추천: 65
지번 호와 다음 호에서는 웨스트우드 스튜디오의 게임들에 대해 소개를 하겠습니다. 지난 호에서 언급했듯이 웨스트우드 스튜디오는 C&C를 비롯해, 어드벤쳐게임, 롤플레임게임들을 만들었던 회사입니다.

지혜의 땅(Lands of Lore : The Throne of Chaos)
웨스트우드 스튜디오는 90년대 초반에 명작 RPG중의 하나인 ‘Eye of the beholder I, II’를 개발했지만, 이 게임은 Strategic Simulations, Inc.(이하 SSI)라는 회사에서 외주를 받아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그들의 이름이 걸린 RPG 히트작을 원했으며, 결국 SSI가 ‘Eye of the beholde’r의 세번째 시리즈 개발에 대한 문의를 했을 때 그 거절하고 자신만의 RPG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바로 93년도 RPG인 ‘지혜의 땅(Lands of Lore : The Throne of Chaos)’입니다.

물론 지혜의 땅 이전에도 웨스트우드는 직접 제작한 게임으로 큰 히트를 얻기는 했습니다. 92년도에 발매된 어드벤쳐 게임인 ‘키란디아의 전설(Legend of Kyrandia)’과 90후반 이후에 게임계의 주류가 되는 모든 실시간 전략 게임의 표본이자 전설이 되어버린 실시간 전략 게임의 효시인 듄2가 그것이죠.

하지만, 듄2의 엄청난 성공에도 불구하고 웨스트우드는 왜 그것이 그렇게 흥행하고 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지속적인 흐름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 당시 그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들의 이름으로 만드는 첫번째 RPG인 ‘지혜의 땅’을 완성시키는 것뿐이었죠.

이야기가 있는 게임
지혜의 땅은 쉬운 조작성과 탄탄한 시나리오 등 ‘Eye of the Beholder’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기존의 웨스트우드의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일러스트레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동화같은 화면을 보여주었습니다.

아름다운 배경으로부터 시작하는 인트로를 통해 마녀 스코티아(Scotia)가 마법의 힘을 가진 가면(Nether Mask)의 힘으로 리처드 왕을 물리치고 대륙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으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리처드왕은 당신에게 스코티아의 이 사악한 계획을 막도록 지시합니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분은 깊은 숲속, 늪지대나 버려진 성채 또는 함락되어버린 도시들을 탐험해야 합니다.

지혜의 땅은 기존의 RPG게임과는 많은 부분이 다릅니다. 이를테면, 캐릭터의 선정에 있어서 기존 게임처럼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4명의 개성 있는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반적인 파티 시스템이나 스킬 시스템이 상당히 단순화되어 있습니다.

캐릭터의 능력치는 단순히 3가지로 표현되며, 마법의 수는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약들이 게임의 질을 낮추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RPG의 매니악한 부분을 제거하여 게임 초보자들도 쉽게 게임을 배우고 그것에 몰입할 수 있게 했죠.

다른 RPG에서 제대로 지원하지 않았던 자동 지도(Auto mapping)시스템을 지원하여, 이전까지 종이에 길을 그려가면서 게임을 하게 만들었던 불편한 점을 없애고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부분도 눈에 띕니다.

이 게임에서 웨스트우드는 RPG의 방대함과 자유분방함보다는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두고 있는 듯합니다. 어찌보면 이것이 기존의 정통 RPG와 이 게임을 구분 짓는 가장 큰 부분일 듯 합니다.

다시 맛보는 RPG게임의 맛!
이 게임은 93년도에 플로피 디스크 버젼으로 처음 발표가 되었고, 95년도에 음성 대사를 추가한 CD 버젼을 출시합니다. 95년도에는 게임 내 모든 대화를 음성 처리를 하였고, 특히 스타트렉의 대머리 아저씨(Patrick Stewart)가 스토리 나레이션을 담당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저도 이 CD버젼의 오리지널 미국판 버젼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지혜의 땅’은 한번쯤 푹 빠져 볼만한 게임입니다. 물론 만들어진 지 10년이 넘었고, 요새 3D 게임들에 비하면 이 게임의 가짜 3D(3D화면처럼 보이도록 그린 2D)는 너무나 오래된 것으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파스텔 톤의 아름다운 화면은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요즈음의 그래픽보다 멋지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게다가 어려운 RPG의 영역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쉬운 조작성도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뒷이야기...
1. SSI는 Eye of the beholder III를 결국 자신들의 손으로 개발했지만, 실패했답니다.
2. 지혜의 땅 2, 3는 실패작을 넘어 쓰레기 수준이었습니다. 대실망~
3. http://game.asadal.com에서 Lands of Lore로 검색해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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