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1호 네트워커
아마추어 패러디 작가들에 대한 선거관련 과잉수사 잇따라

이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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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기간동안 인터넷에 정치 풍자물을 올린 사람들이 연행되거나 경찰의 조사를 받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는 지걷을 받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다 똑같다는 편견을 버려’라는 작품에서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얼굴을 넣어 사전선거 운동을 한 혐의로 신아무개(27)씨가 연행돼 조사를 받았고, ‘병렬 연결의 특징’등을 올렸던 대학생 권아무개(21)씨는 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죄로 서울강남경찰서에 긴급체포됐다.

4월에도 ‘마구너쓰’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던 직장인 윤아무개(30)씨가 경찰에 연행되어 6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와 라이브이즈닷컴(www.liveis.com)에 정치풍자물을 20여 편 올렸던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렇게 언론에 알려진 사례 외에도 관련 게시판들에는 인터넷에 올린 글이나 풍자물에 대해 경찰에서 연락을 받았다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검찰과 선거관리위원회는 아마추어 패러디 작가들에게만 과잉단속을 벌인 반면, 일반 언론사의 만평가에 대해선 전혀 문제삼지 않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시사 만평 작가 작품의 경우 공익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수사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인터넷 정치 패러디가 공익성이 없다’고 보는 네티즌은 많지 않다.

그런가 하면 선거관리위원회는 네티즌들이 만든 패러디물을 게재했다는 이유로 라이브이즈닷컴에 대해 수사를 의뢰한 바 다. 그러나나똑같은 패러디가 걸려진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언론사는 삭제요청만을 받았다.

정치 풍자물에 대한 경찰의 이런 대응에 대해 과잉이라는 지적과 함께 온라인에서의 대응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선관위 패러디 사이트를 운영하는가 하면, ‘하얀쪽배’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하얀쪽배무죄운동’이라는 온라인 카페를 만들어 활동했으며, 촛불집회때 선전전을 펼쳤다. 라이브이즈닷컴은 ‘네티즌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한 특별 사이트’를 만들기도 했다.

한편 아마추어 패러디 작가들은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가칭)아마추어패러디작가연대’를 구성해 작가의 표현, 창작의 자유 보장, 법적·제도적 공동대응, 작품보호, 유대강화 등을 목적으로 하는 작가모임을 구성할 예정이다. 모임을 추진중인 ‘하얀쪽배’씨는 “향후에는 패러디 문화의 총체적 해석을 위한 교육과 홍보도 진행될 것”이라며 “2~30명의 패러디작가와 4~5명의 법조계, 예술계, 언론계 인사들로 구성된 고문단을 구성하고, 각 정당, 언론, 시민, 사회, 문화, 예술 단체 등의 지지성명을 모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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