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2호 표지이야기 [포 털 은 권 력 이 다 !]
과장하고 선정적으로 만들기... 누가누가 잘하나

이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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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의 선정성을 가늠하는 손쉬운 방법은 동일한 내용의 기사에 대해 헤드라인을 어떻게 뽑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진 별’ 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됐는데, 매체별로 제목을 어떻게 바꿔 달고 있나 한 번 비교해 보자.

- 우주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 발견 / 뉴시스
- 수십 억 조 캐럿 규모 ‘다이아몬드 별’ 발견 / 연합뉴스
- 수백경 캐럿짜리 다이아몬드별 발견 / 매일경제
- 1조 * 1조 * 100억 캐럿 ‘다이아몬드별’ 찾았다 / 헤럴드경제
- 우주서 가장 비싼 별 ‘다이아몬드 행성’ 발견 / 조선일보
- 지름 1500km의 다이아몬드 발견 / 머니투데이
- 50광년 너머 ‘다이아몬드 별’ 존재 / 한겨레
- 우주에 다이아몬드 별 있다 / 중앙일보
- 지구 8분의 1 크기 다이아몬드 별 발견 / 동아일보
- 우주 최대 ‘다이아몬드 별’ 발견 / 파이낸셜뉴스
- 지구만한 ‘다이아몬드 별’ 찾았다 / 경향신문
- 지구만한 ‘다이아몬드 별’ / 서울경제
- 지구크기 ‘다이아몬드 별’ 발견 / 문화일보
- Astronomers Spy Massive Diamond / AP통신
- Diamond star thrills astronomers / BBC

한겨레,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제목은 상대적으로 무난하고 좋은 제목이다. 경향, 서울경제, 문화일보의 제목은 ‘오보’에 가깝다. 이 별은 직경이 지구의 1/8에 불과하다. 나머지 기사들은 대부분 사실 전달보다는 흥미 위주로 다뤘고, 선정성 정도가 높을수록 제목에 관한 집중도 또한 정비례하게 됨을 알 수 있다. 포털은 이 중 어떤 기사를 메인 화면에 노출했을까. 한결 같이 ‘지구만한’ 이라는 제목의 기사들을 선택했다. 1/8 크기의 별을 지구만한 크기로 만드는 건 황색 저널리즘의 선천성 고질병이며 악성 전염병이다. 병든 숙주에 기생하는 포털 또한 이 병을 피할 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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