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2호 표지이야기 [포 털 은 권 력 이 다 !]
포털을 포털답게

오병일  
조회수: 3267 / 추천: 48
사람들은 포털에 간다. 그곳에서 메일 확인, 커뮤니티 참여, 오락, 뉴스 검색, 그리고 알고 싶은 정보 찾기까지 모든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광고와 호객행위가 거슬리기는 하지만, 그것은 이 모든 것들을 ‘무료’로 사용하기 위한 대가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니, 한번 익숙해지기만 하면, 한 곳에서 나의 모든 요구를 해결할 수 있고, 덤으로 재미있는 꺼리들도 제공해준다. 포털이 ‘인터넷으로 통하는 관문’이라는 것은 옛말이다. 아니면 어떤가?

따지고 보면, 1세대 포털의 중심이었던 검색 기능도 인터넷에 널린 정보들을 이용자의 요구에 맞게 1차 가공해주는 역할을 한 것이었다. 포털의 진화(사전, 지역정보, 뉴스검색, 지식검색 등)는 그와 같은 가공 능력의 진화라고 볼 수도 있다.

문제는 포털의 독점이다. 이용자들의 사이버 생활을 독점한다. 독점은 권력이다. 일개 홈페이지의 ‘얼짱 콘테스트’는 소소한 재미거리지만, 포털이 하면 ‘문화’가 된다. 인터넷 자체가 ‘왜곡된’ 정보의 바다이기도 하지만, 광고와 결부된 포털의 검색 결과가 미치는 왜곡은 그 영향이 훨씬 크다.

포털의 독점은 포털 업체의 힘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독점은 인터넷의 경향이다. 사람들은 동네 전자매장이 아니라 용산 전자 상가에 간다. 다양한 제품들은 한 눈에 보고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 그나마 오프 공간에서는 용산으로 가는 수고를 해야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그럴 필요도 없다. ‘클릭’ 한번에 전 세계 어디라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더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 그래서 더 많은 정보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모여든다.

물론 아직은 포털들도 경쟁을 한다. 다음, 네이버, 야후, 엠파스 등 한 시라도 넋 놓고 있다가는 ‘클릭’ 한번으로 시장에서 퇴출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또 다른’ 포털로 이동을 하는 것일 뿐, 인터넷 세상의 독점은 더욱 강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전히 사람들이 포털을 방문하는 것은 분명 나름의 긍정적 역할 - 드넓은 인터넷에 산재하는 정보를 맞춤형으로 가공해주고,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 때문이다. 문제는 독점으로 인한 폐해를 견제할 수 있는 ‘원심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힘이 무엇인가는 우리들의 상상력에 달려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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