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2호 사람들@넷
'대항'이 아닌 '대안' 언론을 꿈꾼다
전북 인터넷대안신문 '참소리'를 만드는 사람들

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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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상(왼쪽)과 최인화(오른쪽)편집팀장
태어난 지 아직 한 돌도 채 되지 않았지만 어느덧 전북지역의 대안언론으로서 굳게 자리잡은 참소리.

전북지역의 숨은 파수꾼

지난해 말부터 새만금사업 반대투쟁과 삼보일배, 전북지역 핵 폐기장 문제와 같은 굵직한 전북지역소식을 속보와 사진, 동영상을 통해 거짓없이 세상에 알려온 주인공이다. 참소리가 다루는 내용을 살펴보면 지역의 사회문제에서부터 노동, 평화, 교육, 환경, 문화생활정보까지 다양하다. 특히 특집기사를 통해서는 새만금사업과 삼보일배, 핵 폐기장유치 문제와 같은 전북지역의 굵직한 사건을 진실하게 세상에 알려왔다. 기획으로 연재하고 있는 내용 중에는 문정현 신부님이 직접 캠코더로 찍어서 동영상으로 지역의 사건을 보여주는 ‘문정현의 세상보기’나 전국의 욕을 찾아 소개하는 ‘욕 찾아 방방곡곡’, 참소리 활동가가 직접 그려내는 ‘토리툰’과 같은 재미있는 꼭지들도 눈길을 끈다.

지역언론의 대안이 되겠다

전북지역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 두 배 정도나 많은 8개의 지역일간지가 있고, 주간과 월간지를 포함하면 20여개가 넘는 지역매체가 자리잡고 있다. 참소리는 그야말로 ‘참소리’를 내고자 지난 2002년 12월에 만들어진 전북지역의 인터넷대안신문이다. 참소리는 전북지역에서 정보통신운동을 하고 있는 정보공동체실현시민모임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정보통신운동을 하고 있던 15명 정도의 활동가들과 뜻 있는 100여명의 도민발기인들이 힘을 모아 참소리를 만들게 된 것이다. 현재 참소리 대표는 문규현 신부가 맡고있고 지역 사회의 여러 인사들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참소리에 올라오는 기사는 상근기자 두 명과 기자회원으로 등록된 100여명의 시민기자들이 만들어내고 있다. 이중에 기사를 정기적으로 올리는 기자회원은 15명 정도이며, 전북평화와인권연대에서 많은 기사를 제공하고 있다. 참소리는 일간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업데이트는 하루에 적어도 한번, 저녁때쯤에 주요기사를 바꾸는 방식을 쓰고 있다.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

참소리가 전북지역의 대안언론으로 자라오면서 기성지역언론들 사이에서 겪은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재정적인 면에서 참소리는 회원들이 내는 회비와 후원금, 기부금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살림을 꾸려나가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참소리는 이야기한다. 다행히 전북평화와인권연대에서 참소리에게 사무실을 빌려주고 있는데, 그것도 모자라 재정지원까지 해주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참소리를 돕는 사람들 중에는 숯을 만들어 팔아 생긴 돈을 기꺼이 내주는 고마운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장비를 살 돈도 여의치 않아 문정현 신부님 장롱 속에 숨겨져 있던 캠코더를 몰래 가져다가 쓰고 있을 정도라고 참소리는 웃으며 어려움을 토로한다. 참소리는 인터넷 대안매체로서 자신들이 ‘참소리’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이러한 ‘헝그리 정신’에 있다고 강조한다.
재정적인 어려움에 더해 지역이라는 특성 때문에 겪는 어려움 또한 크다. 대안매체로서 언론에 대한 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데다가, 기성지역언론에 비해 정보에 접근할 경로마저 막혀 버리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참소리는 지난 6월 전주MBC에 편성되어 있는 퍼블릭엑세스 코너를 통해 새만금사업을 지역에 알리려고 했으나 끝내 무산된 경험이 있다.
이유는 ‘내용이 한쪽으로만 치우쳐 방송의 공정성을 해친다’는 것이었다.

좀더 다양한 목소리 담고 싶어

어려움 속에서도 참소리는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처음에 참소리를 시작할 때만해도 대안언론이란 소외된 약자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그것만이 대안언론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최인화 참소리 편집팀장의 말이다.
이제는 비주류의 주장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에서 벗어나 사안에 대한 객관성(중립성과는 차별되는)을 가지고 좀더 다양한 목소리와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해야한다는 것이 참소리의 생각이다.
“대안언론들이 기사에서 쓰는 선언적인 문구들은 대중들에게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되었요.”
최인화 편집팀장은 지금까지는 기성지역언론들에 ‘대항’하기 위해 싸워왔다면 이제는 좀더 많은 도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새만금사업이나 핵 폐기장 문제와 같은 지역개발사업을 많이 다루다보니 환경단체가 아니냐는 오해도 많이 받아 왔는데, 이제는 좀더 다양한 목소리와 이슈들을 다루겠다는 것이 참소리의 앞으로 계획이다.
“지역에서는 기성언론들이 모두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에, 이와는 다른 아주 조그마한 목소리를 내더라도 쉽게 주목 받을 수 있어요” 참소리는 백 마디의 거짓말보다 한 마디의 진실한 말이 더 울림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말 그대로 ‘참소리’이기 때문이다.
전북지역의 진정한 대안언론으로서 다시 자리매김 할 그 날까지, 헝그리정신으로 무장하고 카메라와 캠코더를 들고 전북지역을 종횡무진하는 참소리는 인터넷에 계속 울려 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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