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3호 네트워커
때 되면 나오는 '북한 해킹부대 공개'

이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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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 해킹부대’의 존재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에 대해 남북간의 ‘사이버 긴장상황’을 지나치게 부각시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송영근 국군기무사령관은 5월 27일 공군회관에서 한국정보보호진흥원과 공동으로 주최한 ‘국방정보보호 컨퍼런스’ 개회사를 통해 “북한이 놀라운 해킹능력을 보유한 부대를 통해 남한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해킹부대가 전산망을 이용해 남한 내 정부기관과 연구기관 등에 보관중인 각종 기밀을 훔치거나 인터넷 사이트를 파괴하는 등 사이버전쟁을 수행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또한 북한의 해킹능력이 매우 우수하다고 주장하며 “이에 맞설 수 있도록 기무사가 정보수사기관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무사 측이 북한 해킹부대의 존재와 능력?우수함을 강조하庸??정작 해킹부대의 명칭, 실제 남한 사이트에 대한 해킹 공격 사례 등에 대해서는 군사기밀을 이유로 밝히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 해킹부대의 존재는 민·군을 가릴 것 없이 국내 보안 분야에서는 이미 ‘알려진 사실’로 통한다. 기무사는 1년여 전 ‘2003 정보보호발전 세미나’에서도 북한 해킹부대에 대해서 밝힌 바 있고, 국방부는 4년여 전에 국방 해커특공대 발족을 추진한 바 있다. 즉 군은 이미 오래 전부터 북한 해킹부대의 존재를 파악하고, 그에 대비한 체제도 준비해오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도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는 사실을 홍보나 예산 확보를 위해 너무 강조하면서 공개하고 나선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5월, 6월 사이에 남북이 장성급 군사회담을 통해 우발적 무력 충돌 방지 방안을 논의하고 남북 부대 사이에 교신이 이루어지는 등 오프라인에서는 남북 군사 당국간의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아이뉴스24는 보도를 통해 이런 상황에서 해묵은 ‘해킹부대 존재 확인’ 등의 발언은 오히려 사이버공간의 긴장을 불필요하게 확대, 조성시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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