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4호 메신저
우리들의 모습

김태형  
조회수: 1715 / 추천: 52
지난주에 학교에서 ‘도덕수행평가’라면서 종이를 내 주었다. 학교에 등교할 때마다 보던 현수막에도 걸려있는 ‘3F운동(From I, From Small, From now; 나부터, 작은 것부터, 지금부터)’에 대한 실천사항이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시내의 거리를 가다보면 3F운동이 무색해지게끔 행동하는 학생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버스에서 핸드폰을 진동모드로 해놓지 않아 큰 벨소리가 울리게 하는 모습이나 남이 들으면 망신스러운 내용임에도 크고 당당하게 통화를 하는 모습 등이다. 이외에도 버스에서 친구와 큰 소리로 이야기하거나,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좌석을 양보하지 않는 모습들은 버스에서의 일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학생인 내가 봐도 꼴불견인데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어른들이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어떤 느낌이 들까? 분명 그들은 얼굴부터 찡그릴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시내에 나가보면 교복을 입고 활개를 치는 다수의 학생들이 눈에 띈다. 마치 그들은 교복 퍼레이드라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일이 있다.

언젠가 차를 타고 거리 한복판을 지날 때였다. 아빠는 차도에서 학생들이 비켜주지 않자, 경적소리를 냈고 차 앞에 선 사람들이 아빠를 노려보았다. 마치 아빠가 큰 죄라도 지은 것처럼. 아주 짧은 거리임에도 그 복잡한 거리를 지나는 데에만 10분이나 걸렸다. 더 놀라운 사실은 아빠를 죄인으로 만든 사람들이 바로 교복을 입고 있는 나와 같은 학생들이란 사실이었다.

더 기분이 안 좋은 것은 학생들이 무조건 편안한 생활을 원한다는 것이다.

길거리가 쓰레기통인 줄 아는지, 마시던 음료수 캔도 아무 죄의식 없이 길거리에 버리고, 너도나도 핸드폰을 꺼내들며 문자를 보내거나, 게임을 하거나, 전화를 한다. 그것도 아니면 앞서 말했던 것처럼 친구들과 떼를 지어 지나가는 차를 막는 일은 일쑤다.

게다가 학생들의 언어생활 또한 곱지 않다. 언어생활이 다른 무엇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는데, 사소한 대화를 하더라도 거의 욕설로 주고받는 모습을 볼 때면 같은 학생의 입장이지만 걱정이 앞선다.

언어가 얼마나 정신적 세계를 지배하는지 그들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바른 행동도 중요하지만 언어생활 또한 중요하지 않은가.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화했다고 해서, 학생들의 마음까지도 변해버린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학생이라는, 우리들만의 주체성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