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4호 Network+Art
How Much I Love You?

양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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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Much I love You?” 누군가 내게 다가와 이런 말을 하면, 그냥 무릎을 꿇고 “엉엉∼ 감사합니다”라고 얘기할 것입니다. ‘How much I love you’라며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사람은 미학을 전공하며 미술 기획을 하는 ‘최빛나’라는 분입니다. 최빛나... 그녀는 B형, 곱슬머리, 최씨라는 강한 캐릭터를 가진 사람이지만 그녀의 조근한 말솜씨와 세상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시선은 우리에게 조용하지만 강한 메세지를 전달합니다.

위키에 대한 꾸준한 사랑

‘위키위키’가 엄청나게 관심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상적인 웹 활동의 환경으로 인정받으며 위키 유저들은 위키에 관한 여러 가지 문화 활동들을 생산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유저들은 노스모크(NoSmoke)를 드나들며 웹에서의 공동체 실현을 위한 참여를 하기도 했습니다. 위키의 열풍이 불고 있을 무렵 최빛나의 ‘howmuchiloveyou.org’가 탄생했습니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사이트를 선보이기 이전에도 웹 문화에 관한 관심이 있었는데, 오픈 아트(www.openart.net)에서 ‘클릭 웹아트’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선보이며 웹아트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작업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웹과 아트의 경계와 조우를 비교적 차분한 어조와 함께 전해 주었는데 작년 네널란드로 연수를 가기 전까지 꾸준히 기고 했었습니다.

2002년에 탄생한 How much I love You는 여섯 개의 창을 통해 그녀의 여러 가지 관심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녀의 관심사를 통해 사실 재고의 시간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녀의 사이트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리서치 부분인데 현재 14개의 항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리서치의 성격은 일상의 관심사에서 목적의 관심사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관심사를 통해 우리의 관심사와의 관계와 비교하며 생겨나는 사실 재고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리서치를 들여다보면 가장 재미있는 두 가지가 있는데, 엄마 mom, 아빠 daddy 그리고 어머니 mother, 아버지 father일 것입니다. 구글을 기반으로 하는 이미지 검색인데 이미지 검색의 주제가 엄마, 아빠, 어머니, 아버지인 것입니다(저는 어머니를 통해 바라본 이미지들 중 ‘어머니 메주’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녀는 네 가지 주제를 통해 사람들의 코드를 읽으려고 한 것 같습니다. 그녀는 리서치 이외에도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는데 그녀가 관여한 프로젝트의 진행상황과 후일담을 털어놓을 때, 그녀 특유의 말솜씨가 배여 납니다. 그녀는 누군가가 삭제할 수 있는 위키 환경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데, “웹의 양심을 믿는 거죠∼!”라고 가볍게 얘기하더군요. 그녀의 위키에 대한 사랑은 꾸준하면서 지속적입니다.

선호하는 점들(Favorite dots)

21개의 선호되는 점들은 How much I love you의 백미입니다. 일상의 관심이 웹으로 옮겨와서 구체적인 모습으로 보여주는 최빛나의 How much I love you는 아름다운 돌고래를 보여주고, 대추차를 통해 어머니와 잠정정인 화해를 나누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하고, 다른 나라에 있을 듯한 오래된 집들을 보여주고, 노란색이 돋보이는 의자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가장 흥미로운 것은 ‘바바파파(The Barba)’입니다. 저 역시 이 만화를 보던 세대로서 그녀가 이 만화를 알고 있다는 것은 재미있습니다(아... 코드가 이루어졌어요!). 저는 이 만화를 TV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봤는데, 저는 등장하는 캐릭터의 모습이 무섭게 느껴져 자주 보지 않았지만 주인공의 자유로운 변신, 그리고 꽃을 좋아하는 장면들은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How much I love you에서는 바바의 새로운 헤어스타일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녀의 선호하는 점들을 주목해야할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가 웹 페이지를 만들고, 위키를 하고, 블로그를 하고, 싸이를 하더라도 담겨질 내용, 즉 이야기의 부재라면 이 모든 훌륭한 웹 환경은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강조한다면, 다른 사이트와 차별되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유저의 입장을 취했으면 합니다. 여기저기 볼 수 있는 혈액형 이야기, 재미있는 사진, 펌글과 같은 내용을 자신의 사이트에 소개하는 것은 뭐... 그∼리 재미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사실... 지겨워요∼).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생겨나는 생각의 시간들을 통해 자본콘텐츠가 충만한 지금의 웹 환경에서 그나마 즐겁게 웹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첫 번째 걸음이니, 자신의 이야기를 지금이라도 아껴주세요.
자... 그럼, 지금 자신의 사이트에 가서 여러분의 이야기를 올려놓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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