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5호 나와
책을 통한 ‘관계 맺기’
책에 날개를 달아주는 차우진 씨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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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이하 김): ‘북크로싱’의 활동을 정의한다면?
차우진(이하 차): 북크로싱(book-crossing)이란 말 그대로 책을 교류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2001년 미국에서 최초로 시작된 이 운동은 론 베이커에 의해서 장난처럼 시작된 ‘놀이’였다. 현재 서양에서는 북크로싱을 ‘카피레프트 시대의 정보 공개 운동’으로 보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익명의 친구들에게 책을 읽고 느낀 감상을 전달하고 나누는, 책 나누기’ 라고 생각한다.

김: 북크로싱 카페를 만든 동기는 무엇인가?
차: 작년 말에 북크로싱에 대한 기사를 읽고 매우 흥미롭게 느꼈다, 또 개인적으로 여유가 없어 책만 쌓아두고 있는데, 나름의 ‘강제’가 되어 줄 것 같아 욕심이 생겼다.

김: 외국의 북크로싱과 비교해서 다른 점이 있다면?
차: 가장 잘 알려진 미국의 북크로싱 닷컴과 비교하자면, 일단 그곳은 사이트고 내가 운영하고 있는 곳은 커뮤니티다. 또한 북크로싱 닷컴에서는 책을 등록하고 추천하고 발견하는 것이 시스템화되어 있지만, 여기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구성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에 기초해 만들어져 가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해 가고 있다고 들었는데?
차: 2주만에 3백 명으로 늘어났고, 현재 회원수는 3천6백 명 정도. 2-30대 여성들이 많고, 소설가나 출판사 직원, 기자나 학생, 그리고 전업주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공통적으로 모두 책을 좋아하고 나눠 본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김: 모임은 어떻게 활성화되나?
차: 온라인 카페를 통해 활동 내용을 나누고 그룹별로 오프 모임을 진행하면서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있다.

김: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유대관계는 어떻게 형성하나?
차: 커뮤니티의 공감대가 비교적 뚜렷하기 때문에 다른 모임보다 서로에 대한 친밀도가 높은 것 같다. 비공식적으로 술자리도 종종 갖고, 여럿이 모여 도서관에도 다니면서 온라인에서 할 수 없는 얘기를 나누며 회원들을 챙기고 있다.

김: 카페를 운영하면서 즐거움이나 어려움이 있다면?
차: 가장 즐거운 일은 책을 매개로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고, 좋은 이야기들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어려운 점은 물론 소통이 잘 안될 때, 혹은 발견되는 책의 양이 터무니없이 적을 때이다.

김: 카페를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차: 행사가 많지는 않았지만, 딱히 꼽으라면 나눔 장터에서 물건을 팔아 수익금을 기증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김: 이 활동을 운동이라고 보는지, 운동이라면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은?
차: 일단, 운동이자 놀이로 정의하고 싶다. ‘놀이’가 빠진 활동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는 것 같고... 굳이 설명하자면 ‘대안문화운동’이다. 소유하려는 것보다 나눔이 풍부한 세상을 만드는데 작은 디딤돌이 되는 것이다.

김: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나?
차: 다가오는 9, 10월에는 테마가 ‘책’이어서 ‘아름다운 장터’ 팀과 함께 행사를 기획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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