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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눅스로 상징되는 공유 문화와 자유라는 가치가 왜 중요하고 소중한지에 대해서 예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긍정하는 것 같다. 하지만 머리로 이해하고 긍정하는 수준을 넘어가슴과 몸으로 느껴보고자 한다면 실제로 리눅스를 사용해 보 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어째튼, 리눅스 사용을 고려하게 된 동기가 새로운 것들에 대한 기술적 차원에서의 호기심이든, 비용절감의 경제적인 것이든 또는 정보의 흐름 차단 및 독점에 대한 견제라는 정치적 판단에서든 이제부터 리눅스를 사용해 보리라고 마음을 먹었다해도, 어느정도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있다던가, 도움 받을 사람이 주변에 있지 않다면, 어렵다는 선입견에 손도 대지 못하고 작심 삼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속편하게 리눅스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는 이미 설치되어 있는 컴퓨터를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그동안 서버 시스템은 특정 하드웨어 벤더나 리눅스 업체에서 리눅스를 탑재하여 제공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개인용 데스크탑 컴퓨터에는 리눅스를 설치해서 판매하는 경우가 없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용산전자상가 등지에서 리눅스를 탑재하여 판매하는 저가형 데스크탑 컴퓨터도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직접 설치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문제는 어렵다는 생각에 선뜻 손을 못 댄다는 것이다. 보통 윈도우가 이미 설치된 컴퓨터를 사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운영체제를 설치하는 것만큼 낮선 것도 없는 마당에 리눅스를 설치하는 것에는 더 낯설어 하는 것이다. 사실 옛날에는 설치가 정말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아나콘다라는 설치프로그램이 도입되었기에 윈도우에서처럼 마우스 클릭과정과 키보드로 몇가지 정보를 입력하는 절차를 거치면 설치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정말로 일단 시도해보면 설치가 어렵다는 생각이 상당히 사라질 것이다. 적어도 자신의 컴퓨터가 시디롬으로 부팅되지 않는다던가, 그래픽카드와 모니터가 맞지 않아 그래픽 모드로 설치과정이 진행되지 않는다던가, 랜카드가 잡히지 않는 당혹스런 상황에 부딪히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러나 기우는 접어두자. 근래에는 리눅스에 맞는 하드웨어들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정말 최신형의 하드웨어를 제외한 대형 벤더의 하드웨어들은 무리 없이 자동으로 설정되므로 설치 시작부터 좌절을 맞보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사용자의 기호에 따라 무료로 다운로드하여 설치할 수 있는 리눅스 배포판은 그 종류가 다양한데, 많이 애용되고 있는 국내 배포판에는 한컴 리눅스, 와우 리눅스, 아이겟 리눅스 등이 있고, 국외 배포판에는 데비안, 레드햇, 수세, 터보 리눅스 등이 있다. 처음 설치하는 초보자의 경우라면 한글 지원에 대한 걱정이 없고,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한글’이라는 워드프로세서를 비롯한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는 한컴 리눅스(http://www.hancom.com)를 선택하면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이트에 있는 설치가이드와 리눅스 활용법 등을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헤르만 헤세는 <싯다르타>라는 작품에서 싯다르타라는 인물의 생을 통해 오직 스스로의 경험과 깨달음을 통해서만 진리를 얻을 수 있음을 전하고 있다. 리눅스도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스스로 설치해보려는 시도는 하지 않고서 사이트를 뒤적거리기만 하고 책만 보면서 좀더 손쉬운 요령만 찾으려 한다면 리눅스에 대한 낯설음과 두려움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설치하는거 별로 어렵지 않다. 미루지 말고 지금 설치를 시도해보자. 설치 시디를 넣은 순간 여러분은 이미 리눅스의 반을 정복한 것과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