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8호 http://
실업과 빈곤의 판도라 상자

이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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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접어들고 있다. 하루하루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주저하는 사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견제, 시간제 노동법 개악 반대투쟁을 위해, 열린우리당 점거농성에 이어 국회의사당 안 공사장의 고공크레인에 올라 농성에 들어갔다.

노동비용과 사회복지를 최소화하여 자본의 위기를 돌파하고자 하는 것은 신자유주의 자본축적전략의 한 요체이다. 그 결과 빈곤의 그림자가 이 사회 전체를 드리우고 있다. 겨울이 되어 서울역에 노숙자는 늘어나고 하루에 30명씩 자살을 하는 사회가 되었다. 늘어나는 청년 실업의 이면에는 20-30대 청년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놀라운 통계가 도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자본은 여지없이 노동자를 한겨울 삭풍부는 고공크레인으로 밀어올리고 있다.

노무현대통령은 외국나들이에 재미를 붙여 가는 곳마다 FTA를 체결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한칠레FTA에 이어 한싱가포르FTA가 타결되었다. 일본, 아세아, EFTA, ASEAN, 미국, 중국, 인도, 캐나다, 멕시코, MERCOSUR 등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이 땅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제국주의적 초국적자본의 놀이터가 될 것이 뻔하다.

환율이 계속 내리고 있다. 조만간 1달러당 1000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에 미칠 영향을 뻔히 내다보면서도 현 정부로서도 어쩔 수 없는 지경이다. 김대중정부가 IMF의 권고대로 변동환율제로 바꾼 댓가, 불안정한 세계시장에 연동한 댓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국책연구소가 내년의 경기전망을 할 수없다고 손을 들어버린 것도 이에 연유한다. 하물며 국내 은행주식의 60%를 외국자본이 차지하고 있는 마당에 어떠한 경제전망도 계획도 불가능한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후폭풍은 고스란이 없는 사람들의 몫이다. 초국적자본과의 경쟁을 위해 노동비용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으로 노동법은 개악이 되고, 경쟁자체가 어려운 기업들이 외국으로 도망간 빈자리에는 실업이 넘쳐날 것이다.

판도라상자의 뚜껑이 열리고 실업과 빈곤의 그림자가 세상을 드리우는 이 마당에, 한싱가포르FTA나 한일FTA에서 지적재산권과 관련해서 TRIPs PLUS 수준에서 체결되고 논의되고 있어 어떤 수준에서든지 대응이 있어야 한다는 대목은 오히려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북한 인터넷사이트 폐쇄나 온 국토를 CCTV로 도배하고 DB를 구축하겠다는 정통부의 8조원의 IT뉴딜정책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작년 이맘 때 고공크레인에서 목을 매달아버린 김주익열사가 눈 앞을 가린다. 초국적자본의 장단에 놀아나는 굿판을 걷어치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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