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8호 나와
“사람과 사람의 만남입니다”
컴퓨터 A/S 전문점 고귀수 사장

이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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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이하 이) : 언제부터 이 일을 시작하게 됐나요?

고귀수(이하 고) : 한 5년 됐죠. 학교를 졸업하고 컴퓨터 프로그램 연구 개발 일을 하다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 : 동네에서는 유명하시겠어요?

고 : 하하. 유명하다기 보다는 여기서 산 지 20년이 넘었으니 이 동네 사람들하고 많이 알지요.

이 : 일은 바쁘신가요?

고 : 오늘도 계속 밖에 있다 이제 들어 왔어요. (저녁 7시였다) 하지만 동네 A/S 때문은 아니고 유치원이나 일반 사업체들에 정기적으로 A/S를 해 주는 일이지요. 이 동네에서 수주받는 일거리 만으로는 우리 식구 생활하기가 힘들거든요. 동네 사람들이 맡기는 A/S는 하루에 평균 두 세 건 정도에요.

이 : 컴퓨터 보유 인구수가 굉장히 많아졌는데, 일도 늘어났나요?

고 : 일은 늘어나지 않았어요. 컴퓨터야 늘어나긴 했지만 젊은이들의 지식도 그만큼 뛰어나졌으니까요. 왠만한 건 스스로 해결해 버리지요. 부품 직접 사서 드라이버도 설치하고 셋팅도 하고... 그저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어. 젠장... !$!@#%!’ 이렇게 답답한 분들에게는 이 곳과 제가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 주로 어떤 종류의 A/S가 많은가요?

고 : 옛날에는 하드웨어 문제가 많았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적인 문제 때문에 A/S 문의가 많아요. 윈도우즈의 등장 때문인 듯해요. 엉킨 프로그램들 풀고, 없는 드라이버 설치해 주고... 그런데 당연히 그런 일만 하는 건 아니지요.

컴퓨터 들고 왔다갔다해야 하고, 컴퓨터 안팎의 먼지도 털고 닦고, 선 엉킨 것도 정리해 주고, 습기찬 곳에 있으면 건조한 곳으로 옮겨다 주고... 정성이죠. 정 떨어지게 딱 그 문제만 해결해 주고 돈 받고 휭~ 나오기가 좀 그렇지 않습니까? 하하하. 그 외에 고시원이나 하숙집 같은 경우는 네트워킹 문제도 있습니다. 초기 세팅을 해 주는 일과 사후 관리까지 하지요. 뭐, 컴퓨터와 관련된 것은 다 합니다.

이 :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요?

고 : 5천원에서 2만원 사이에요. 부품 값은 별도구요.

이 : 비싸다고 하시는 고객은 없었나요?

고 : 몇 번 있었지요. 하지만 농축된 기술과 노하우가 아니면 이런 간판 걸지 못합니다. (방긋~) 정성을 쏟는 대가이니... 게다가 삼성/HP/제록스/LG 등 전문 업체의 무료 A/S기간이 끝난 경우나, 조립 PC의 경우를 생각하면 직접 컴퓨터 들고 왔다갔다 해야 하고 고장이 언제 왜 났는지 설명해야 하고... 그런 것들 생각하면 비싼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 : 힘드신 부분은 없나요?

고 : 여타 서비스 직종이 다 그렇듯이 이 일은 사람과 컴퓨터의 관계가 결코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장 어려운 점은 역시나 손님과의 관계죠. 친절히 대해주면 먼지 하나라도 더 닦게 되고, 선 하나라도 더 가지런하게 정리해 주게 되니까요. 모르는 부분을 친절히 설명해 드리고 싶지만 기계적으로 대하면 저도 그 일만 처리해 주고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그저 저를 사람으로 따뜻하게 대해 주시면 그것으로 충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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