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8호 메신저
애완동물 기를 때는 신중하게

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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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며칠 전 기니피그 두 마리를 샀다. 초등학교 5학년때 햄스터를 길러본 경험이 있던 터라 기니피그에게 먹이 주고 청소 해주고 목욕도 시켜줄 자신이 있었다. 기니피그는 새끼라도 몸집이 제법 커서, 집도 큼지막한 것으로 준비하고 먹이통이며 물통이며 만반의 준비를 갖춘 채 거실에 턱하니 두고 아침저녁 그저 흐뭇한 마음으로 쳐다보곤 했다. 갈색 털을 가지고 있는 놈은 황돌이, 검은 털을 갖고 있는 놈은 검돌이라고 이름을 지어, 황돌아! 검돌아! 불러보며 며칠을 행복하게 보냈다.

그런데 아뿔싸! 황돌이, 검돌이의 먹성이 보통이 아니었다. 찡찡거리며 먹이 달라고 울어 될 때는 시끄럽기 그지없는 게 아닌가. 그뿐인가, 많이 먹으니 배설 또한 만만치 않았다. 이틀에 한번씩 청소를 해도 황돌이, 검돌이가 보는 배설량은 이만저만 많은 게 아니었다. 집 가까이에 가면 냄새도 조금씩 나는 듯 했다. 무엇보다 내가 공부를 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어찌나 찡찡거리는 시끄러워서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처음 기니피그를 살 때 황돌이 검돌이의 모든 것을 내가 직접 하겠노라고 철석같이 엄마와 약속을 하고 조르고 졸라 샀다. 그런데 막상 황돌이, 검돌이의 배설을 치우는 것, 먹이를 제때에 준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남들이 키우니까 나도 키울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얼마나 잘못이었는가를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애완용을 기르는 사람들이 부쩍 많은 것 같다. 강아지를 안고 다니는 사람도 쉽게 만날 수 있고 TV며 주위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강아지부터 고양이, 햄스터, 토끼, 자라 등 심지어는 뱀까지 기르는 사람도 있다. 무엇 때문에 모두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애완동물에 빠지는지 이해 할 수 없었다. 또한 강아지를 기르는 문제로 이웃 간의 싸움도 종종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식당이라든가 공공장소에서도 강아지가 활개치고 다니는 모습은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 먹는 음식이 있는 곳에서는 왠지 불쾌한 생각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애완동물을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테지만 작은 것에도 서로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애완동물이 사랑스럽고, 예쁘고, 귀여운 것은 사실이다. 복슬복슬한 털을 만지고 싶고 쓰다듬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기를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면 권리에 따르는 의무 또한 무시해서는 안될 것 같다. 애완동물이 주는 기쁨과 행복함 못지 않게 행여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지 한번쯤 깊이 생각하고 길러야 될 것 같다.

설사 가족이라 할 지라도, 나의 만족감 때문에 가족 누구에게라도 피해가 된다면 신중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애완동물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같고 애완동물을 기를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해 주었으면 한다. 한번 애완 동물을 기르게 되면 그것에 따르는 많은 것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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